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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헐리우드 식의 블로버스터를 만든지 오래됐지만 좀비물은 쉽지 않았었다. 부산행은 소문은 무성했지만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영화였다. 그러나 충분히 잘 만든 영화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외국의 유명한 좀비영화들을 떠올려보면 새벽의 저주, 레지던트이블, 28주후 시리즈, 워킹데드 등이 있는데 외국좀비물들은 고어물에 가깝게 몸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장만이 많아서 저는 보기 힘들었었죠. 브래드피트가 나온 월드워 정도는 좀비물 중에서도 영상이 충격적이지 않아서 끝까지 집중해서 봤었네요.


우리나라에서 좀비물 영화를 제작하면 왠지 어색하고 한국식 신파가 가득할듯한 선입견이 있었습니다. 좀비들도 외국인이 연기하면 자연스러운데 동양인 좀비는 어울리지 않아보이고요. 일본에서도 좀비에 관한 영화를 많이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들로 가득하죠. 부산행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어색한거나 흐름을 깨는 장면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영화하나를 보면서 너무 높은 수준의 컨텐츠와 스토리 앞뒤 상황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영화를 보고나서 키워드 하나만 남으면 된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러닝타임이 보통 100분~120분인데 모든상황을 다 설명하며 가기에는 시간상 한계가 있다고 봅다. 특히 재미를 위해 만들어지는 영화에서는 과감히 자르고 생략하며 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요. 그래야 관객도 스토리를 상상하며 볼수 있어서 영화 해석이 다양해 질수도 있겠죠. 시시콜콜 모든 앞뒤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개연성을 연결해 가면서 장면들이 넘어간다면 지루해서 못볼듯 합니다. 부산행은 사건과 장면들간에 스토리 연결은 적절했다고 봅니다.


인터스텔라 같은 영화는 보면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과학영화이고 그런 논쟁하라고 만들어진 영화니까요. 그리고 보통사람들은 비판하기에 너무 어려운 영화죠 과학지식도 부족하고 영화 전체를 이해하기에도 힘든 영화였죠. 저는 부산행은 잘 만들어진 오락영화라고 생각하고 봤습니다.


부산행에서 나오는 좀비들은 달리기 속도가 빠르지 않고, 신체능력도 뛰어나게 좋지 않습니다. 기차에 끌려가는 장면을 보면서 고통을 못 느끼는 수준인듯 했습니다. 월드워 처럼 엄청난 신체능력이 생겨 일반일을 앞도하는 그런 좀비가 됐다면 마동석에 의해 얻어터지는 장면은 없었겠죠. 좀비들이 가득한 기차칸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은 영화감독이 마동석에 대한 특별 배려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배우중에 누가 저런 캐릭터를 소화하겠어요~ 좀비들도 무서워서 슬슬피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좀비들이 마동석 무서워서 부산으로 도망치는 영화라는 평도 있더군요.


공유와 딸의 관계를 신파로 보시는 분들도 많으듯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정도 부성애는 애교아닌가요. 영화 감기를 보면서는 모성애 표현과 신파에 영화보는 집중도가 많이 흐트러졌었는데 부산행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도 저런상황이라면 충분히 있을수 있겠다 동감이 되더군요. 공유는 최근 영화에서 조각몸매를 부각하는 액션배우로 나왔었는데 부산행에서는 증권애널리스트 역할로 나오면서 양복을 입으니까 복근을 보여줄 기획가 없더군요. 좀비와 격투중에 옷이 찢어지면서 조각몸매가 나오고 그랬다면 말죽거리잔혹사에서 권상우 처럼 남자주인공 몸보러 가는 영화가 될뻔도 했겠지요. 


조연 배우들의 캐릭터가 약했다고 봅니다. 안소희는 영화내에서 이쁜역할 말고는 한게 없었죠 기억남는 장면은 소희 다리에난 이빨자국 정도였습니다. 노숙자 역할인 최귀하분은 역할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실제 노숙생활도 경험했다고 하죠. 미생 드라마에서 처음 접한 배우였는데 부산행에서도 역할을 자장 잘 소화한 캐릭터 였습니다. 정유미는 빨리와 이쉐이야~ 이대사만 기억에 남습니다. 큰 비중을 차지하진 못했어요. 영화 초반에 심은경의 각기춤을 추는 듯한 좀비연기를 보면서 써니의 욕쟁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마동석은 영화속의 캐릭터가 아니라 실재 존재하는 분이라는 느낌이어서 그런지 부산행의 주인공은 공유가 아니라 마동석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네요. 영화를 보고나서도 공유가 나왔던 장면보다 마동석이 나왔던 장면이 더 많이 생각납니다. 캐릭터가 워낙 강했어요.


영화 마지막 엔딩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엔딩에서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가 끝까지해라 인데 영화 중후반부까지 잘 끌어오던 스토리가 공유와 못된놈 김의성분과 1:1 격투장면이 너무 길었어요. 마동석에 뺐긴 주인공자리를 공유가 다시 차지하기 위해서 오랬동안 싸웠는지는 몰라도 액션씬이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악역캐릭터가 버스회사 상무인데 나쁜놈은 아니고 그냥 민폐캐릭터 수준이었어요. 좀더 신체능력이 좋은 악역었다면 어땠을까요. 이 장면 후로는 힘이 훅 빠진 느낌이 들더군요. 힘이빠진 상태에서 엔딩장면까지 강력한 한방이 없으니까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기차내부가 배경이된 영화중에 차승원이 나온 '라이터를 켜라'라는 영화를 보면서도 우리나라 영화만드는 실력이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부산행도 제한된 기차라는 공간에서 이정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실력과 그것도 좀비라는 특수한 상황을 더하것은 소재도 참신하고 좋았습니다.


부산행은 해외에서도 잘 팔린다고 하네요. 오락영화가 잘 팔리면 잘 만들어진 거라고 봅니다. 좀비영화를 보면서 각종 의미부여와 무엇인가 얻어가려 하지 말고 그냥 즐겼으면 합니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평가가 너무 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어색하지 않은 좀비 영화한편 나온것에 박수를 쳐드립니다. 저는 부산행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KTX탈때마다 생각날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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