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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우값이 최고점일때 1등급 기준 kg당 2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찍은 적이 있다. 있을 수 없는 가격이었고 소비자의 외면은 당연했다. 최고정점을 찍은 후 추석을 지나면서 서서히 가격이 내리고 있으며 현재는 고점대비 20~30% 정도 경매가격이 내려갔다. 조만간 kg당 1만5천원선이 깨질 것으로 본다.


그런데 한우값은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를 완전히 잃어버린듯 하다. 공급이 줄어들면 소비자 가격은 올라가야 하는데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한우가격의 하락세가 멈추질 않는다. 산지 농가에서 출하량이 줄어들었는데도 심각한 소비위축으로 한우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한우 경매가격 추세는 공급량에 따라 가격이 오르거나 보합 또는 내리기 마련인데, 공급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매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인 이유는 첫번째로 김영란법 시행을 꼽는다. 외식업 관련 신문과 잡지 등에서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외식업계는 빈사상태에 빠졌다고 표현한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던 중저가 외식업체들 마저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고, 가격이 비싼 한우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외식업소는 운영을 포기하거나 원산지 변경을 통해 전업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등심, 안심, 채끝 등의 구이류를 전문으로 판매하던 한우전문점들은 올 상반기부터 시작된 한우값 상승으로 원재료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폐업을 하거나 한우에서 수입산으로 원산지를 바꿔 영업하고 있는 곳이 많아 한우의 인기부위인 등,안채가 재고로 쌓이는 현상도 발생했다. 또 불고기 부위는 마트에서 수입산에 밀리고 있다고 한다.


한우 소비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우가 가장많이 소비되는 대형마트, 백화점, SSM 등의 대형유통점들의 정육코너를 보면 쉽게 알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2016년 추석시즌을 기점으로 대형마트에서 한우고기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를 벗어났다. 3인 가족이 한우 구이를 먹으려면 10만원 중반대의 금액을 지불해야 했기에 대체품을 찾아 수입소고기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한우값이 오를수록 수입소고기 시장은 커졌고, 대형유통점의 정육코너에서 수입육 진열대는 커지고 있으며 대형유통점에서 판매 전략 및 이벤트도 수입소고기를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으면 앞으로는 더 다양한 종류의 수입산 소고기를 구비하여 대대적으로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소비자들도 점점 수입소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있다.


가격이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한우고기 값은 소비자들에겐 아직도 비싸다. 한우 할인 판매 행사를 실시해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경매가 기준 Kg당 1만원 초중반대로 내려간다고 해도 수입산에 너무 관대해진 소비자들이 다시 한우를 소비할지는 알수 없는 상황이다.  




한우사육 농가들 입장에서는 현재의 시장가격이 불안하고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지속적인 가격 하락세가 보이는 상황에서 송아지를 신규로 사육한다면 손해를 볼게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산지에는 소가 없다. 올해도 추석이후에는 출하 물량 부족현상이 심했는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심할 듯 하다. 


산지 출하물량이 부족한데 한우 가격은 올해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하물량 감소폭 보다 소비 감소량이 더 크기 때문이다. 농가와 소비자, 판매업체, 유통업체 모두에게 악순환의 연속되고 있다.


올해 홍콩과 마카오 쪽으로 한우고기 수출물량이 117톤이라고 한다. 연말까지 수출이 계속되면 물량이 조금 더 늘어날 것이다. 한우 소비침체로 인기부위 였던 등심, 안심, 채끝 등 구이용 부위 재고량이 많았는데 수출이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은 맞다. 그러나 한우시장의 문제점을 수출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한우의 내수시장이 탄탄한 상황에서 수출을 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내수시장은 소입소고기에 완전히 뺏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많지 않은 한우 수출량에 힘쓸 때는 아니라고 본다. 수출량을 늘리거나 안정적으로 지속하기에도 부족한 것이 많다. 한우는 분명 포기할 수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한우농가 부터 소비자까지 만족할 수 있는 현명한 해법은 안정적인 가격이라고 본다. 변동성이 적은 안정적인 가격이 형성되야 농가도 송아지 입식부터 생산과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며, 소비자도 안정적인 가격이 유지되야 소비에 기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의 한우 시장은 농가, 유통, 소비자 누구하나 만족하거나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농가와 유통업체는 운에 따라 사활이 결정되고 소비자는 한우 가격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한우 등급별 고정 가격제는 어떨까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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